[李씨땅 매입 'S산업개발']22세여성 이사등재…간판조차없어

  • 입력 2003년 5월 30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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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1억원으로 이기명(李基明)씨의 40억원짜리 땅을 매입하고 10만평 규모의 대규모 실버타운을 추진 중인 S산업개발의 실체는 과연 뭘까.

땅 매매계약을 하기 불과 8일 전인 올 2월20일 만들어진 S산업개발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T오피스텔에 사무실(68평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회사 간판이 걸려 있지 않고, 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고 있다.

대표이사 정모씨(50)를 포함한 직원 6명은 이 오피스텔의 입주민으로 등록돼 그동안 관리사무소가 발급한 ID카드를 이용해 출입해 왔다.

그러나 법인 등기부에 이 회사의 감사와 이사로 각각 등재돼 있는 이모씨(37·여)와 윤모씨(22·여)는 ID카드를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두 사람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인물일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 22세 여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점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대표 정씨는 29일 한 일간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실질적인 운영자일 뿐”이라고 밝혀 실소유주가 따로 있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S산업개발은 외부 노출을 꺼리는 실소유주가 10만평의 실버타운을 추진하기 위해 대리인을 내세워 급조한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표 정씨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1동의 24평형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집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정씨가 사는 집의 매매가격은 7500만∼8000만원 선이며 전세는 3000만∼3500만원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사무실의 규모나 임원진의 짜임새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이 회사의 경우 임원들의 배경이나 나이 등을 보면 과연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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