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십시일반 공대 살리기

  • 입력 2003년 5월 27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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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의 이공계가 수험생들의 기피 현상 등으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공대 살리기에 나섰다.

27일 연세대에 따르면 ㈜SK케미칼, LG화학㈜, ㈜대우건설 등 100여개 국내 기업이 연세대 공학교육에 해마다 200만원씩, 총 2억여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참여 기업은 한화증권㈜,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동부건설㈜ 등 총 107개.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동'에 이처럼 많은 기업이 한꺼번에 체계적으로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이는 연세대 공대 교수 170여명이 지난 1년간 발로 뛰면서 `공대교육의 체질개선을 위해 기업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해당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기업들은 처음에 불경기 등을 이유로 지원에 난색을 표했으나 `대학교육이 급변하는 산업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막대한 재교육 비용이 든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했다.

연세대는 이들 기업으로 구성된 '연세공학교육 지원단'을 내달 4일 창립해 산업 현장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이를 충실히 교과과정에 반영해 교육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지원단이 해마다 내는 지원금은 공대 창의 교육 과정에 사용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이미 지원단으로부터 받은 2억여원 중 1억2000만원을 총 102개팀, 272명의 학생들에게 지원했다. 이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내달 4일 공대 로비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윤대희(尹大熙) 공대 학장은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타개책으로는 소수의 학생이라도 질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한 뒤 사회에 배출하는 것 말고는 달리 묘안이 없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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