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진로]골드만삭스 "공개매각"…3자인수 가능성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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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소주 생산업체인 진로는 어떻게 될까?

서울지법이 14일 진로에 대한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림에 따라 진로는 기업가치 평가를 거쳐 채권 회수를 위한 회사정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러나 진로가 생산하는 ‘참이슬’ 소주가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하는 등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제3자 매각’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을 한 골드만삭스가 채권 회수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공개 매각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이미 밝힌 것도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누가 인수할까=진로의 영업력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히 높은 만큼 국내외 업체들이 진로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소주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던 롯데나 한때 진로와 소주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두산이 인수 ‘1순위’로 꼽힌다.

특히 롯데는 자금동원 능력이 뛰어나 공개 매각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하는 가격을 써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국내 주류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국내 소주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진출한 디아지오코리아나 진로발렌타인스 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성공한 선례가 있다.

법정관리 신청을 했던 골드만삭스가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경영에 참여, 회사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

▽반발하는 진로=진로는 법원의 이번 결정이 대다수 채권단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진로 관계자는 “조만간 이번 법정관리 개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것”이라며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예정대로 진행시키는 등 법적인 수단을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로와 친한 주류 도매업소들도 이번 방침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 1200여개 주류 도매업소가 회원으로 있는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이번 결정이 나기 전날인 13일 “진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소주 생산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참이슬’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법정관리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진로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진로 법정관리 일지 ▼

▽1997년9월 진로그룹 부도(주력 6개사 화의신청)

▽11월 김선중 대표이사 회장 선임

▽1998년4월 진로, 화의 개시

▽12월 남부터미널 부지 8472평 매각

▽1999년11월 진로쿠어스, OB맥주에 매각

▽2000년2월 위스키 사업부문 진로발렌타인스에 양도

▽2003년4월2일 외자유치 계획 발표

▽4월3일 골드만삭스 계열 세나인베스트먼츠 법정관리 신청

▽4월4일 서울지법, 진로 재산보전처분

▽4월20일 진로, 손해배상청구권 보전 위해 골드만삭스 채권 가압류 신청

▽5월7일 서울지법, 진로 법정관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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