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90% "사스피해"…71% 출장-전시회등 취소

  • 입력 2003년 4월 29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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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의 90% 정도가 사스 확산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가 29일 국내 수출업체 257개사를 대상으로 사스 확산에 따른 수출입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89.5%에 해당하는 229개 업체가 사스 때문에 수출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책도 없다고 답했다. 응답업체들은 사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 무역 활용, 다른 지역 수출마케팅 강화, 생산기지 이전 등의 다각적인 대응책이 필요하지만 거의 마련하지 못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로 인한 가장 큰 피해 유형은 해외마케팅 차질로 출장, 전시회, 신제품 홍보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고 답한 수출업체가 70.5%에 달했다. 이밖에 수출상담 감소(56.2%), 해외바이어 방한 연기(51.8%), 주문 감소(45.7%) 등도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수출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납품시기 연기요청(16.4%), 현지공장 가동 차질(13.2%) 등의 피해는 아직 크게 가시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발생국가와 거래하던 바이어의 주문선 변경으로 수출 증가 등 플러스 효과를 본 업체는 20개(8%)에 불과했다.

사스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는 중국 등 동남아 경기 위축(35.1%), 선진국 바이어의 아시아 제품에 대한 무차별적 기피(27.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사스로 인해 수출 차질이 가장 큰 지역으로는 중국이 68.2%이며 홍콩(15%), 싱가포르(5%), 대만(2%) 등도 주요 피해 지역으로 꼽혔다.

무역협회 장상식 연구원은 “수출업체들이 해외출장을 자제하는 소극적인 방식 말고는 뾰족한 사스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미국 유럽 업체들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수출입 거래를 무차별적으로 기피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사스 안전국이라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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