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社 주택시장 본격 진출…건설업계 파장 클 듯

  • 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07분


외국계 자본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헐값에 나온 빌딩 매매에 국한됐던 투자 유형이 최근 국내 건설사 인수, 아파트 개발사업 진출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외국계 자본의 건설회사 인수는 국내 주택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이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한국 주택시장에 뛰어들면 국내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극동건설, 론스타에 넘어갈 듯=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 중인 도급순위 20위의 극동건설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론스타의 자회사 KC홀딩스S.A사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3일 관할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이번 계약에 대해 극동건설 채권단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이 회사는 론스타로 넘어간다.

98년 12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극동건설은 국내 도급 순위 20위인 중견 건설사다. 최근 울트라건설과 신한이 미국계 자본에 인수된 데 이어 국내 건설사가 외국 자본에 넘어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주택사업 뛰어드는 외국계 자본=국내 아파트 시장 공략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미국계 리만브러더스. 이미 국내 부동산개발업체와 손잡고 소형 아파트 및 고급 빌라 분양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부동산개발업체인 어드밴타스코리아와 함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아파트 15가구를 선(先) 시공 후(後) 분양 방식으로 분양하고 있다. 36, 47평형 중대평형으로 평당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했다.

리만브러더스는 또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120평형대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고급빌라 ‘부에나 비스타’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자와 시공사의 업무 영역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은 시공사가 막강한 기형적 구조”라면서 “국내 은행보다 싼 금리로 시행사에 자금을 지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만브러더스는 또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6대 광역시의 아파트, 주상복합 등 주택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출 배경과 명암(明暗)=외국계 자본이 빌딩 임대사업에서 주택시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임대사업의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

외국계 투자회사 A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 주택시장은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보다 진입 장벽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고수익의 안정적 수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도입할 예정인 ‘선 시공 후 분양’ 방식도 외국계 자본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계 자본은 싼 이자로 사업자금을 조달해 아파트 가격경쟁력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의 부동산시장 진출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들은 국내 개발사업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개발 이익’이 외국으로 유출될 우려도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매입현황
매입회사빌딩명소재지가격(억원)매입시기
로담코극동 낙원빌딩서울 종로구 낙원동 3902000.11
웨스트브룩CDL명동센트럴빌딩서울 중구 명동 2802000. 9
론스타스타타워서울 강남구 역삼동6,6322001. 6
아센다스씨티코프센터서울 종로구 신문로 5502002.12
맥쿼리은행대우증권빌딩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7202003. 1
SK증권빌딩 800
동양증권빌딩 850
2003년 4월 24일 현재 자료:신영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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