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새 바람 '피쉬(fish) 경영'

  • 입력 2003년 4월 22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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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일수록 신나게 일하자!'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 또 다시 신바람 경영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서울대 이면우 교수의 W이론으로 큰 붐이 일었던 신바람 경영이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요즘 기업들에게 다시 한번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달부터 사외(社外) 봉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신바람 기업문화 운동'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나눔의 기쁨 운동, 앨라배마 알기 행사, 인터넷 서핑 대회 등을 잇달아 실시할 계획이다.

나눔의 기쁨 운동은 직원 급여 일부와 회사의 지원금으로 교통사고 장애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앨라배마공장 준공에 따라 앨라배마 문화배우기 행사 등으로 직원들의 단합을 유도하고 각종 인터넷 관련 사내 대회를 개최해 '도전과 성취'의 조직문화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 박정인 회장은 "자동차부품회사의 특성상 그동안 조직문화가 딱딱했다"며 "산업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신나는 조직 생활'을 기업이 보장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3월 미국의 신바람 경영이론 '피쉬(fish)'를 도입한 제일모직 직원들은 요즘 변화된 조직문화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피쉬 경영은 미국 시애틀 어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기업문화에 도입하자는 내용의 책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에서 차용한 것.

매일 즐겁게 일하려는 태도로 출근하고 늘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그들을 도우며 게임을 하듯이 재미있게 일하는 분위기에 고객들까지 동화시키자는 것 등을 주요 내용이다.

이 회사 각 부서는 컴퓨터를 켤 때마다 '즐겁게 일하자'는 내용의 동영상이 나오도록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동료들의 바이오리듬을 매일 표시하는 게시판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 밖에 삼성에버랜드는 직원들간의 칭찬을 유도하기 위한 칭찬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고 사내 대인관계에서 미소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미소역할 연기대회 등을 열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산하 시스템연구소 직원들이 지난 1년 동안 화장실에 게시했던 좋은 글들을 모아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제일모직 안복현 사장은 "불확실한 외부 경영환경이 나아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성장 동력을 사내 조직문화에서 얻으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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