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 '코스닥 雜테마’ 기승…불안한 투자심리 편승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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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증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대형 업종 대표 우량주도 더 이상 장세를 주도하지 못한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재료와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에 편승해 이른바 ‘잡(雜)테마’가 기승을 부린다. 우선주, 관리종목 등 잡주에서 이해하기 힘든 수익률 게임이 벌어지는 것도 이럴 때 단골로 등장하는 현상이다.

단기테마나 잡주는 지루한 흐름을 보이는 증시 한편에서 짧으면 하루 이틀간, 길면 사나흘간 뜨거운 매매공방을 반복한다.

▽단기테마의 종류〓3월에 코스닥 시장을 주름잡은 테마는 전쟁수혜주였다. 방독면 원료용인 실리콘 고무를 제조하는 해룡실리콘이 거래대금 1위를 차지했다. 테크메이트 영풍산업 YTN 등도 집중 조명을 받으며 10% 이상 오름세를 탔다.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웅진코웨이와 솔고바이오는 황사수혜주 범위에 들면서 황사가 올것이라는 ‘기대’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괴질 뉴스는 항공업종 주가를 끌어내리는 대신 항생제를 생산하는 일부 제약주들의 주가를 띄웠다.

방역차를 만드는 업체들은 돼지콜레라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잊혀질 만하면 ‘주가 급등 사유 없음’ 공시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주가가 액면가 미만으로 떨어진 절대저가주 △개인 PC 백신 설치 소식으로 강세를 보인 인터넷보안주 △LG필립스 파주 공장 설립으로 업황 호전 기대를 모은 LCD 관련주 등이 최근 한바탕 시세를 낸 단기테마들이다.

▽투자 유의점〓단기테마주는 대체로 테마에 따른 수혜 여부와 정도가 불분명하다.

한 예로 LG투자증권은 31일 “한국 증시에 ‘괴질수혜주’는 없다”고 주장했다. 괴질의 원인은 박테리아가 아니라 바이러스인데 괴질수혜주로 꼽히는 제약업체들이 만드는 항생제는 박테리아로 인한 질환을 치료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적과 관계없다’는 분석과 경고가 쏟아지는데도 매기가 몰리고 주가가 오르는 것이 단기테마주의 특징이다. 데이트레이더들과 세력꾼들이 매매공방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하루 장중에도 10% 가까운 가격 등락을 보이기 일쑤다. 31일 해룡실리콘의 경우 3720원으로 시작해 3390∼3820원에서 급등락하다가 351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등락률이 13%에 이른다.

우리증권 송창근 선임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이런 잡테마에 손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유혹에 넘어가더라도 목표수익률과 손절매 기준을 5% 이내로 잡아 퇴로를 열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 단기테마
테마종목투자 유의점
전쟁 장기화해룡실리콘 테크메이트 영풍산업 등-기업 실적 제고 효과 불투명
괴질일성신약 국제약품 유나이티드 등-괴질 원인 규명 안 돼 수혜 여부 불분명
황사웅진코웨이 솔고바이오 등-기업 실적은 양호한 편이나 수혜 정도 불분명
돼지콜레라한성에코넷 파루 하림 마니커 등-기업 실적에 미치는 효과 불분명
공모가 대비
낙폭 과대
풍경정화 팬텀 케이피엠테크 성광전자
한국오발 한국교육미디어 등
-장이 안 좋을 때 등록돼 주가는 공모가에
서 40% 이상 하락했으나 실적은 좋은 편
자료:우리증권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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