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연동 예금 뭉칫돈이 몰려온다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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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밑지면 본전’식의 틈새상품으로 내놓았던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2월에도 1조원 가까운 부동자금이 연동예금에 몰려들었다.

신한은행은 2월 13∼24일에 524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달 25일부터 3일까지 추가판매를 한 국민은행에는 불과 5영업일 만에 3000억원 남짓한 돈이 몰렸다.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은행 수신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막상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는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고객 10명 중 7명은 주가지수 상승률이 높지 않을 때 금리를 후하게 쳐주는 안정형 상품을 선택했다. 1월만 해도 안정형과 성장형의 가입 비율이 5 대 5였다. 최근 주가가 바닥을 기면서 투자자들의 주가지수에 대한 전망도 많이 낮아진 것.

문제는 고객 대다수가 성장형이나 안정형 가운데 하나에 ‘몰빵’을 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주가지수연동형 상품은 투자 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위험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몰빵’은 안 되고 유형별, 시기별로 분산투자해야 한다는 뜻.

▽주가지수 연계 상품 쏟아진다〓현재 팔리고 있는 연동예금으로는 제일은행의 상승형2호가 유일하다. 국민 신한 부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온 다른 은행들은 이라크전쟁 분위기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시기는 피하자는 판단을 하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판매가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마른 침만 삼키던 증권사와 투신사들도 연동예금과 비슷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신증권은 각각 주가지수연계채권(ELS) 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삼성증권은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만브러더스와 손잡고 2조5000억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EPN)을 4월 초 내놓을 예정이다.

▽수익률 구조가 제각각이다〓주가지수 연계상품은 독특한 수익률 구조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수익률과 주가지수 상승률이 정비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상품은 주가지수 상승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만기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는 수익률 구조를 갖고 있다.

이같은 ‘녹 아웃(knock-out)’ 옵션이 없는 상품은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

금리를 결정하는 변수인 주가지수 상승률이 1년간 평균 주가 개념이 아니라 특정한 두 날짜의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제일은행 상승형2호의 경우 기준 주가지수는 올 3월24일과 내년 3월22일의 코스피200지수다.

종합주가지수가 올 여름에 700을 넘더라도 내년 1월 다시 500선으로 떨어진다면 이자를 한 푼도 못 받게 된다.

증권사가 내놓은 주가 전망치는 연평균 주가 개념으로 산정된다. 주가지수가 하루에도 5% 이상 폭등 또는 폭락하는 경우가 잦은 한국 증시에서 1년 뒤 주가를 알아맞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분산투자의 이점〓따라서 전문가들은 주가지수 연계상품에 투자할 때는 주식투자의 제1 원칙인 분산투자 원칙을 지킬 것을 권유한다. 연동예금을 들 때는 성장형 또는 ‘녹 아웃’ 수익률 구조를 가진 상품과 안정형 또는 수익률이 주가지수 상승률과 대체로 비례하는 상품에 돈을 절반씩 나눠 넣으라는 것.

나아가 확실히 정기예금 금리 이상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안정형 연동상품과 아울러 주가지수 상승분을 고스란히 거둬들일 수 있는 주식형 펀드 상품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분산투자는 투자 타이밍에도 적용된다. 즉 어느 한 시점에 돈을 한꺼번에 붓지 말고 분기별로 나눠 넣는 것이 두 시점 사이의 주가지수 움직임을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을 피하면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판매 예정인 주가 연계 채권 및 증권
상품이름삼성ELS채권투자신탁 1∼3호부자아빠ELS채권주가연계증권
주가연계채권(ELS)
상품 유형주가연계채권(ELS)주가연계증권(EPN)
판매사삼성증권한국투신증권삼성 굿모닝신한
운용사삼성투신운용한국투신운용리만브라더스
판매기간금감원이 약관심사 중금감원이 약관심사 중 4월 초 예정
운용방법-1년 이내에는 우량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추가수익을 위해 장외옵션상품에 투자.-1년 이후엔 채권 및 유동성자산에만 운용.채권에 95% 이상, 나머지는 장외옵션상품에 투자.60% 이상 주식에 투자. 나머지는 채권 선물 옵션 상품에 투자.
수익률 구조-1호는 주가지수 30% 이상 상승시 7.3% 확정. 투자 수익률=주가지수 상승률×0.8-2호는 주가지수 60% 이상 상승시 10% 확정. 투자 수익률=주가지수 상승률×0.4-3호는 주가지수 10% 이상 상승시 8.6% 확정. 투자수익률=주가지수 상승률×0.86 -주가지수 30% 이상 상승시 8% 확정.-주가지수 상승률이 0∼29.99%일 때 투자수익률=주가지수 상승률×0.54-주가지수가 10% 하락할 때까지 원금 보장 노력.-주가지수 10∼ 20% 상승시 5.9∼20.3% 기대.-주가지수 16% 하락해도 원금 지키도록 노력.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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