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우울한 봄'…내수위축 판매 감소세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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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가 내수시장 위축과 노사관계 불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각 자동차업체가 발표한 2월 판매실적에 따르면 1월에 전달 대비 10.8% 급감했던 국내 신차 판매가 2월에도 업체별로 1월보다 2.9∼11.6%가량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 대수가 5만7183대로 1월보다 5.7% 줄었다고 발표했다.

수출 대수는 해외공장의 생산 판매분을 포함해 8만7667대로 지난해 2월보다 36.1% 늘었다. 한편 현대차의 미국법인인 현대모터스아메리카(HMA)는 2월 판매실적이 지난해 2월에 비해 2%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2월 내수 판매가 2만7645대로 1월보다 2.2% 증가했으나 지난해 2월보다는 1.3% 감소했다. 수출은 5만2957대로 지난해 2월보다 37.1% 크게 늘었다.

GM대우차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1만1669대를 팔아 전월보다 6.7%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도 2월 내수 실적이 1월에 비해 각각 2.9%과 11.6%씩 줄어들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2월은 설 연휴 등으로 1월보다 덜 팔리는 것이 보통”이라면서도 “계속적인 판매 감소 추세가 경기 불안으로 장기화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2월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지 않은 것도 시장활성화 때문이 아니라 업체간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대형업체들의 파업 조짐은 자동차업계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최근 회사가 노조원들을 성향에 따라 분류, 관리해왔다는 문건을 발견하고 이에 항의하는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77.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3일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이날 오후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며 노사 협의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파업 형태, 시간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도 두산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민주노총의 연대 파업에 동참할 것인가를 놓고 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민주노총의 연대 파업 참가가 결정되면 20일 이후 현대기아차, 쌍용차, 그 밖의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자동차 파업이 우려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파업으로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 자동차회사들이 고객들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된다”며 “어려울 때 같이 힘을 모아야 하는 자동차업계 노사가 노사불안을 연례행사처럼 겪어야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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