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에 한화-두산 '주가희비'…한화그룹 일제하락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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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재벌개혁’ 바람에 따라 대기업들의 주가가 울고 웃고 있다.

검찰의 수사 착수 방침이 밝혀진 한화그룹 주식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반면 24일 대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전량 소각한 두산은 주가가 이틀째 올랐다.

▽한화그룹 주가 동반 하락〓25일 거래소 시장에서 한화석유화학은 전날보다 9.20%(355원) 내린 3505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화증권과 한화도 각각 6.63%와 4.52% 내린 2465원과 1900원을 나타냈다. 장 시작과 함께 크게 하락한 주가는 장 중반 회복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주식시장 전체가 가라앉으면서 낙폭이 커졌다.

검찰 수사 착수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투자자가 불안감을 갖도록 해 단기적 악재인 것은 틀림없다. 앞으로 주가는 검찰이 어떤 사실을 밝혀내는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이 전부라면 회장이 구속된 SK의 경우보다는 주가에 주는 부담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헌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負)의 영업권을 일시에 장부에 반영, 이익을 부풀렸다는 부분은 이미 회계장부에 수정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이 일로 해당 회사들이 유가증권 발행 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고 검찰에 여러 번 자료를 제출해 처벌의 강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화석유화학은 유화 경기가 좋아지고 제품 가격이 올라 올해 이익을 많이 낼 것으로 보여 주가가 더 내리면 사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틀째 상승한 두산 주가〓두산 주가는 전날보다 310원(3.65%)이 오른 8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때 934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꺾였다.

두산그룹이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틀 연속 주가가 오른 것은 경제적인 수요와 공급 논리에 따른 것이다.

황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꾸면 기존 주식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이 새로 시장에 나올 위험이 있었다”며 “공급 과잉으로 주가가 떨어질 위험이 사라지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이번 호재에다 1997년 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이 지난해 말로 모두 해결돼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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