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00선도 대비해야"

  • 입력 2003년 1월 29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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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선이나마 지켜졌으면 좋겠는데…."(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

"종합주가 박스권의 중심이 650에서 580으로 한단계 떨어졌다. 최악의 경우 500선 밑으로 떨어지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조익재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주가가 불안하게 반등한 지 하룻만에 급락하자 증시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종합주가 전저점(584.04)이 맥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요인이 미-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 문제 및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 등 '장외 요소'에서 기업이익과 경제성장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장내 요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 부담되네〓종합주가지수(583.35)와 5일(602.32)·20일(632.93)·60일(670.53)·120일(677.60) 이동평균이 위에서 밑으로 나열되는 역배열이 뚜렷해졌다. 역배열은 약세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 지지해줄 힘이 없는 반면 주가가 오를 때는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지수가 떨어지면서 거래량도 감소해 '지수·거래량 상관곡선(역시계곡선)'도 좌하향해 매도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지수가 떨어지는데도 거래가 준다는 것은 '사자'가 '팔자'보다 적다는 것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을 뜻한다.

코스닥지수도 역배열인데다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어 상승의 계기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동원증권 강성모 팀장은 "지수가 전저점 밑으로 떨어져 어디에서 하락세가 멈출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털도 걱정〓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구재상 대표는 "올해 증시의 최대 화두는 환율"이라며 "미국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출 기업 이익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도 "유가 상승과 원-달러환율 하락 등이 성장과 기업이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장외 악재와 겹쳐 주가는 520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가격과 산업생산 동향이 앞으로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전저점(27만3000원) 밑으로 떨어지고 국민은행이 3만원대로 하락하면 종합지수는 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팀장은 "수출기업과 통신·유통·전기·가스 등 경기방어주가 함께 하락해 대안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내놓은 정책(금리인하나 재정확대 등)이 없어 증시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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