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아파트 팔아줍니다" 땡처리업체 부활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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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신규 분양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땡처리 업체’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땡처리란 아파트나 상가 가운데 미분양된 물량을 한꺼번에 사서 일반에 되파는 방식.

최초 분양가보다 싸게 구입해 약간의 할인혜택을 더해 팔기 때문에 업체의 영업 능력과 자금 동원 능력이 중요시된다. 외환위기 직후 대거 늘었다가 경기가 좋아지면서 사라졌지만 최근 다시 눈에 띄고 있다.

P건설은 올해 초 경기 용인시에 새로 지은 아파트 가운데 분양이 안된 물량을 땡처리 업체에 넘겼다. 인근 지역에 완공된 A사 아파트도 상당수가 이 같은 식으로 팔리고 있다.

상가도 마찬가지. 인천에 최근 들어선 대형 상가와 수안보온천 인근인 충북 충주시에 새로 짓고 있는 상가도 이들 업체가 차지했다.

땡처리 업체가 느는 이유는 무엇보다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는 부동산이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 초기 분양은 잘되지만 완공 뒤에 해약하는 사례가 느는 추세여서 땡처리 업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건설회사들도 이들이 필요한 실정이다. 작년만 해도 건설회사들이 어떻게든 제값을 받고 팔려고 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미분양 물량을 되도록 빨리 털어내기 위해 싼값에라도 한꺼번에 넘기고 있다.

이 같은 판매방식은 건설회사로서는 아쉽지만 해당 업체와 소비자들로서는 크게 손해볼 게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 땡처리 업체는 계약금만 걸고 물량을 싼값에 넘겨받기 때문에 잘만 하면 일반 분양대행업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이들 부동산은 대부분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도 득이라는 것.

참좋은건설 이강오 사장은 “요즘 들어서는 분양이 잘 되는 사업장에서도 일괄 인수를 의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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