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신한지주 선정

  • 입력 2003년 1월 23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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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회사가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선정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인수가격과 인수후 경영계획 등에서 신한지주가 유리하다고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는 신한측과 최종 인수가격 등에 대해 세부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전철환(全哲煥) 공자위 위원장은 "협상과정에서 매각가격을 최대한 올려 헐값시비가 없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매각주간사가 아닌 제3자에게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해 최종가격 결정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가격협상이 최대 관건〓공자위는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선정하면서 '매각가격을 최대한 상향조정하고 기타 인수조건도 개선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정부는 조흥은행 노조와 국민여론을 감안해 최대한 비싼 가격을 받아야 하지만 신한지주는 가격을 올려주면 기존 주주와 투자자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

협상의 최대관건은 '정밀실사 과정에서 잠재부실이 발견되면 조흥은행 인수가격(주당 6150원)을 최고 10%까지 깎을 수 있다'는 신한지주의 단서조항.

신한지주는 예비실사에서 잠재부실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쌍용그룹에 대한 여신 및 신용카드 부문에서 추가부실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계는 주식교환비율과 잠재부실을 감안할 때 인수가격이 60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 단서조항을 없애고 최소한 6150원 이상 받겠다는 방침이어서 의견조율이 필요하다.

신한지주 나응찬(羅應燦) 회장은 "4주간의 실사를 거친 뒤 본계약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조흥은행 인수를 계기로 동북아지역의 선도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의 인수계획〓신한은 정부가 갖고 있는 조흥은행 지분(80.04%)을 모두 인수하되 절반은 주당 6150원에 현금으로, 절반은 신한지주 대 조흥은행 주식의 비율을 1:0.3428로 계산해 주식으로 주기로 했다.

신한지주의 현금지급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신한은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JP모건이 지급보증을 서고 미국의 워버그 핀커스 등 외국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구도다.

또 신한지주가 신주를 발행해 정부에 주면 기존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주주인 BNP파리바는 800억∼1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 4%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재일교포는 1대주주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신한은 조흥은행을 2년 동안 자회사로 운영하되 전산(IT)은 미리 통합하고 신용카드 부문은 분사해 신한카드와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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