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현금카드 100만장 교체소동

  • 입력 2003년 1월 22일 00시 45분


코멘트
단위 농협의 현금카드를 불법복제해 현금을 빼내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농협이 고객 100여만명의 현금카드를 교체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수법의 사건이 다시 발생하는 등 경찰과 농협의 신종 카드범죄 대응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은 단위 농협 현금카드 100만여장의 타행이체 기능을 지난해 12월26일 정지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이달 26일까지 보안기능을 강화한 새 현금카드로 모두 바꾸라는 통지문을 고객들에게 보냈다.

농협측은 “27일 이후에는 종전 현금카드의 사용을 정지시킬 방침”이라면서 “다만 농협중앙회 고객은 보안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현금카드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동의 발단이 된 사건이 처음 발생한 때는 지난해 11월19일. 광주 경기 전남 충남 지역 11개 단위 농협에 개설된 11명의 예금계좌에서 이날 오후 7시경부터 1시간여 동안 6569만원이 예금주 몰래 인출됐다.

범인은 현금카드를 이용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다른 단위 농협 예금주의 계좌로 송금한 뒤 대전에 있는 다른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냈다.

경찰은 사건이 난 직후 수사에 착수했으나 한달 뒤인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지역 한 단위 농협의 계좌 2곳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208만원이 인출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두 번째 사건도 첫 번째 사건과 수법이 비슷하며 인출 장소가 대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범인이 사용한 수법으로 현금을 빼내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 현금카드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모두 “현금카드를 도난 당하거나 분실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따라서 범인은 현금카드의 마그네틱띠를 불법 복제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객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