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회장은 누구?…물망오른 이건희회장 고사

  • 입력 2003년 1월 9일 17시 56분


경제계를 대표할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은 누가 될까.

새 정부와 대기업들의 가교 역할을 할 전경련 회장 선출일(2월 6일)이 가까워오면서 경제계의 관심이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전경련 내외에서 아직 공식적인 추대 움직임은 없다. 그러나 경제계에서는 힘있는 오너 경영자가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볼 때 이 회장이 적임자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2월로 임기를 마치는 김각중(金珏中) 회장도 이 회장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회장단 송년모임을 주재하면서 “그동안 회장들이 많이 도와줘서 대과 없이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이건희 회장이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 회장은 작년에 4대 그룹 회장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자주 전경련 행사에 참석했다.

결국 성사 여부는 이 회장의 결심에 달렸다. 삼성측은 이와 관련해 작년까지는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최근엔 “수락 여부는 전적으로 이 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차기 전경련 회장은 차기 정부와 대기업 사이에서 ‘총대’를 메야 하는 어려운 자리인데다 삼성과 이 회장 자신의 이해관계가 차기 정부의 개혁안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이에 대한 입장 정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 자리를 끝내 고사한다면 구본무(具本茂) LG 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 조석래(趙錫來) 효성 회장, 손길승(孫吉丞) SK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를 예정이다. 그럴 경우 가늠하기 어려워지며 과거와 같이 선출일을 넘기면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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