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완전포괄 상속稅制는 과세권 남용"

  • 입력 2003년 1월 5일 19시 00분


코멘트
손병두(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이 내놓고 있는 주요 ‘재벌 정책’을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다.

차기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재계에서 공개적 반대가 나온 것은 처음으로 이 분야 정책을 둘러싼 정부-재계 갈등이 앞으로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손 부회장은 4일 평화방송의 시사프로‘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 “차기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과 재벌을 분리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발언은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라며 “지난 5년간 해온 엄청난 구조조정을 통해 더 이상 대기업이다 재벌이다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손 부회장은 노 당선자측이 추진중인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과 관련해 “과세요건을 명확히 해야 하는 조세 법률주의에 위배되고 과세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룹 구조조정본부 해체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정부가 대기업 조직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으며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푸는 쪽으로 생각해야지 조직 자체를 없애라 마라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 방침과 관련, “이 문제 때문에 인수합병, 외국기업과의 합작, 유상증자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에도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나라도 제대로 발전하려면 이 제도를 없애야 하며 총여신한도 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손 부회장은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전경련 차기 회장 선출에 대해 “지금은 다들 고사하고 있지만 어느 분을 추대하기로 의견이 모아지면 추대를 받는 분이 수락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밝혔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