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급속 위축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9시 13분


국내 제조업체들이 내년 1·4분기(1∼3월) 체감 경기가 썰렁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백화점 매출이 이달 들어 급감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년 1·4분기 중 제조업 업황 전망 실사지수(BSI)는 91로 올 4·4분기(10∼12월)의 111에 비해 급락하며 3분기 연속 내렸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비관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소비둔화 우려와 매출 및 생산증가세 둔화, 채산성 악화 등이 기업의 체감경기 위축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정제와 사무기기가 올 4·4분기와 연속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뿐 다른 업종은 모두 크게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104에서 86으로, 내수기업은 114에서 93으로 업황 전망 BSI가 추락했다.

내수판매증가율 전망 지수(116→99)와 수출증가율 전망 지수(106→101)는 모두 떨어졌다. 채산성 전망 지수는 4분기 연속 하락한 86으로 기업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의 제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올 4·4분기 업황 BSI는 3분기 연이어 떨어지며 96을 나타냈다.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는 유통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19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이 기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11.2% 줄었다고 밝혔다.

백화점들은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말 정기세일을 하지 않은 탓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장혜진 과장은 “경기침체, 연말 세일 폐지, 대통령 선거 등으로 1년 중 실적이 가장 좋은 12월에 오히려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 장사를 잘 해도 작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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