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공동화 비상…국내업체 탈한국

  • 입력 2002년 12월 11일 17시 50분


국내 기업의 ‘탈(脫)한국’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해외투자를 늘리며 밖으로 나가고 있지만 외국 기업의 대한(對韓) 제조업 투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 공동화(空洞化)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산업자원부와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제조업의 해외투자 건수는 115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건수는 △98년 370건 △99년 676건 △2000년 1044건 △2001년 1240건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외국인의 한국 제조업 투자는 △2000년 71억2900만달러 △2001년 36억4300만달러 △2002년 1∼9월 16억9700만달러로 매년 급감하는 추세. 외국인의 한국 투자 중 제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45%에서 올 들어 23%대로 뚝 떨어졌다.

정부는 경제자유지역 지정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와 생산 금융지원이 복합된 집적화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하며 생산전문 기업을 키우는 등의 ‘액션 플랜’을 통해 제조업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산자부 김종갑(金鍾甲) 산업정책국장은 “연구기능에 치우친 대덕연구단지에는 생산과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울산에는 자동차 부품단지와 연구기관을 집중하는 등 ‘연구 생산 금융’의 3위 일체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자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KIET 전자산업진흥회 등으로 이뤄진 ‘제조업 공동화 대책위원회’는 내년 1월 업종별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과 기업규제 완화 등 제조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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