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회사 "어찌 하오리까"…반미 분위기속 불매운동 우려

  • 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국내에서 영업 중인 미국계 회사들이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을 둘러싼 반미 분위기 확산이 미국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를 수입 판매하는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포드 세일즈서비스 코리아, GM 코리아 등 3사는 국내 반미 시위 상황을 본사에 즉시 보고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미국 차는 크라이슬러, 지프, 포드, 링컨, 캐딜락 등 5개 브랜드. 포드를 제외한 4개 브랜드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10월보다 39%가량 줄었다. 한 수입차 딜러는 “최근 판매 부진은 연말 재고부족 때문이지만 반미 감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내년 목표를 올해보다 2∼3배로 높게 잡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려던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와 ‘KFC’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맥도날드는 올해 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한국 선수의 금메달이 박탈된 ‘안톤 오노’ 선수 파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해 더 불안해한다.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네티즌들의 모임인 ‘사이버 여중생 범국민대책위원회’는 7일을 ‘맥도날드 햄버거 안 먹는 날’로 정하기도 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불똥이 더 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서울 용산구 선인상가의 10여개 전자제품 판매업체는 최근 ‘미군들에게는 물건을 팔지 않는다’는 공고문을 매장 앞에 걸기도 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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