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11일 18시 0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사진)이 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한 삼성야구단의 사례를 ‘우수 인재 발굴’과 ‘준비 경영’에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은 11일 “삼성야구단이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일류를 향한 열정과 신념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정신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평가, 이를 기업경영에 참고할 것을 강조했다고 그룹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3, 4, 5번의 클린업 트리오라고 하는 핵심인력을 잘 운용한 것이 우승 견인차 역할을 한 것처럼 우수인재를 적극 개발, 각 업종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삼성이 쏩니다”▼
삼성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삼성그룹이 대규모 축하 이벤트에 나섰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11일 각 계열사로부터 축하 마케팅 아이디어를 모아 일부는 시행키로 했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은 소비자에게 경품과 사은품을 주고, 다양한 축하 광고도 12일자 신문부터 내기로 했다. 또 삼성라이온즈 선수들의 팬 사인회와 전지훈련 초대권 발부 등 각종 이벤트가 마련된다.
삼성은 전자, 카드, 유통, 의류, 레저, 건설 등 여러 분야의 소비재 산업을 갖고 있어 광고업계에서는 광고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그동안 프로농구 등에서는 여러 번 우승했지만 프로야구 우승은 한국시리즈가 생긴 이래 처음. LG 롯데 두산 현대 등 숱한 기업 구단이 우승을 거쳤지만 한국 최대 그룹인 삼성은 그동안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는 계열사 사장들이 일제히 야구장을 찾아 응원했으며 삼성은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기도 하다. 삼성의 고민은 “너무 대규모로 하자니 삼성 독주(獨走)에 대한 시비가 걱정되고, 너무 적게 하자니 ‘쩨쩨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것.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감한 때에 소문나게 ‘잔치’를 벌이는 것도 눈치 보이고 경제건 스포츠건 삼성이 독주한다는 여론에도 신경 쓰이는 것이 솔직한 심정. 따라서 삼성은 계열사별로 각자 하는 것을 막고, 그룹에서 총체적인 밑그림을 그려 ‘조용하면서도 알찬’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