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좋은 재료의 힘’ LG상사 두달반동안 주가 24% 껑충

  • 입력 2002년 9월 9일 18시 50분


‘좋은 증시 재료란 이런 것이다.’

요즘 주가가 가장 꾸준히 오른 종목 가운데 하나로 LG상사가 꼽힌다.

특별한 ‘재료’는 없다. 꾸준한 기업설명회(IR)활동, 높은 배당과 부채 감소 등 그저 그런 재료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재료의 위력은 생각 밖으로 크다.

7월 이후 두달반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6.5% 하락할 때 LG상사 주가는 24% 껑충 올랐다. 하락장에서 빛나는 ‘정말 좋은 재료’가 무엇인지 LG상사가 보여줬다는 평가다.

▽새로운 기업공개?〓LG상사는 11∼18일 미국에서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IR를 갖는다. LG상사가 해외에서 투자자들을 찾는 것은 그동안 LG그룹 계열사들과 얽히고설킨 회사의 지분구조가 정리됐음을 뜻한다. 이제는 투명성을 중시하는 외국인투자자 앞에 회사를 당당히 소개해도 괜찮을 정도가 됐다는 의미.

실제 LG상사는 1999년 이후 5300억원 상당의 그룹 계열사 주식을 정리했다. LG그룹도 LG상사에 대한 보유 지분을 10% 이하로 떨어뜨렸다. LG상사의 주인은 LG그룹이 아니라 기관투자가 등 일반 주주들인 셈.

LG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은 “LG상사가 외국인을 상대로 첫 IR를 가질 정도로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높은 배당, 금융수지 개선〓두 번째 재료는 높은 배당. 이 회사의 시가대비 배당률은 주당 약 7%다.

그룹이 대주주가 아닌 상황에서도 이처럼 고배당 정책이 유지되는 것이 독특하다.

증시에서는 이를 “LG상사가 회사의 이익을 앞으로도 계속 주주들과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한다.

LG상사가 최근 보유자산 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을 줄인 것도 재료. 1998년 8000억원에 이르던 차입금을 올해 상반기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손명철 대한투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자비용 감소로 올해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22.6%가량 늘어난 77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은 “증시에서 좋은 재료란 며칠 반짝 주가를 올리다 마는 루머가 아니라 회사의 약점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구체적인 노력들”이라고 평가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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