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차 출범 지연…채권단 출자규모 이견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43분


9월 초로 예정됐던 GM-대우자동차의 출범이 9월 말 또는 10월 초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GM-대우차 출범에 필요한 ‘대우차 정리계획안 마련’이 채권단 내부의 의견차로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늦어지는 출범〓11일 채권단과 GM-대우차에 따르면 채권단은 본계약에서 신설법인 GM-대우차에 출자하기로 한 1억9700만달러(약 2360억원)를 각 금융기관이 어떻게 나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GM-대우차에 시중금리로 12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고정금리 6%로 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등 모두 20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한 약속도 의견차가 크다.

시중은행들은 7억5000만달러에 적용되는 금리 6%가 너무 낮고 GM-대우차의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신규대출을 꺼리고 있다.

이밖에 매각대금으로 받는 GM-대우차의 우선주(12억달러 규모)를 배분하는 문제, 공익채권을 발행해 대우차를 지원한 은행들과 대우차 정리담보권을 가진 자산관리공사 사이의 우선 변제 문제도 남아있다.

채권단은 일단 GM-대우차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1∼2주 안에 의견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리계획안이 마련돼도 법원에 제출한 뒤 인가를 받기까지 2, 3주가 걸리므로 GM-대우차의 9월 초 출범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GM-대우차 김정수 부사장은 “일단 9월 내 출범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GM-대우〓GM-대우차의 자체적인 출범 준비는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6월 브랜드 컨설팅회사와 광고회사를 선정해 완전히 새로운 기업이미지와 로고 등의 작업을 맡겼고 7월엔 국내 5개 완성차 회사의 시장점유율에 맞춰 고객 1500명을 선발해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9월28일부터 시작하는 파리모터쇼에 누비라 후속모델 J-200(프로젝트명)을 내놓을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이 회사 김종도 이사는 “J-200은 GM-대우차가 전 세계에 내놓는 첫 차”라며 “국내에선 10월 중순경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직구성도 거의 완성됐다.

파트별로 GM측에서 책임자를 한국에 보냈으며 대우차에서 넘어오는 경영진에 대한 임명만 남겨놨다. 새로 입사할 대우차 직원들의 경력을 인정하면서 대폭 간소화 서구화한 직급 보수체계도 완성했다.

김 부사장은 “출범 지연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일단 회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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