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빅딜자료 정리해두라”…전경련 孫부회장 지시

  • 입력 2002년 8월 6일 18시 07분


손병두(孫炳斗·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빅딜 관련자료 정리를 지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손 부회장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염려가 있다”며 빅딜 실무작업을 전담했던 이병욱 전경련 기획팀장에게 관련 회의자료, 일지, 회의록 등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손 부회장은 “박태준(朴泰俊) 전 총리, 김우중(金宇中) 전 전경련 회장, 강봉균(康奉均)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 빅딜에 관련돼 있는 주요인사들이 생존해 있는 마당에 회고록을 내거나 관련 자료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수는 없다”고 말해 회고록을 내기 위해 자료정리를 지시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밝혔다. 재계에서는 손 부회장이 빅딜관련 자료를 정리토록 한 것이 회고록용이 아니라면 차기 정부에서 빅딜에 관한 논란이 어떤 식으로든 불거질 것에 대비해 전경련의 당시 역할을 해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이와 함께 내년 초께 이뤄질지도 모르는 전경련 회장 교체에 대비해 새 회장에게 당시 전경련의 역할 등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자료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최근 전경련이 제주에서 개최한 하계 세미나에 참석해 과거 대우그룹 부실 정리와 98년 빅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회적으로 전경련 현 지도부에 대해 ‘줏대 있는 처신’을 당부해 관심을 모았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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