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쇼핑객 계산대 불편 최소화하라"

  • 입력 2002년 7월 29일 17시 38분


할인점들이 매장의 ‘얼굴’인 계산원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한 이마트 매장에서 계산원이 상품들을 계산하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 이마트
할인점들이 매장의 ‘얼굴’인 계산원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한 이마트 매장에서 계산원이 상품들을 계산하고 있다. /사진제공 신세계 이마트
할인점에서 쇼핑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산대에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계산원(캐셔) 수를 함부로 늘릴 수도 없다. 캐셔 수는 매장의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변수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캐셔의 업무 처리능력과 접객 태도는 할인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 이 때문에 할인점들은 그들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매월 한차례 캐셔들을 대상으로 실기 평가대회를 연다. 낱개와 묶음 상품을 쇼핑카트에 쌓아놓고 최종 계산까지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어서 오세요→봉투 필요하십니까→상품 다 올리셨습니까→얼마입니다→얼마 받았습니다→영수증과 거스름돈은 얼마입니다’ 등의 접객 예절과 함께 처리속도를 잰다. 측정단위는 100분의 1초. 우수자에게는 포상을, 부진한 이에게는 개별 지도를 하는데 대회를 연 이후 업무 처리능력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됐다고 이마트는 밝혔다.

이 할인점 유승선 기획팀장은 “바코드 판독기의 처리속도를 뛰어넘는 캐셔들이 생겨 판독기 처리속도를 높였을 정도”라면서 “필요한 경우 점장도 계산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교육하는 등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적정 인원을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까르푸는 날짜와 시간대별로 필요한 캐셔 수를 추산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어제 팔린 상품의 개수, 총매출액, 열었던 계산대의 수, 요일 등 기본 데이터를 입력하면 오늘 시간대별로 캐셔가 몇 명 필요한지가 계산되어 나온다.

까르푸 최은주 과장은 “프랑스 까르푸그룹이 80년대 초부터 사용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실정에 맞게 보완했다”면서 “계산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캐셔의 생산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할인점들도 적절한 캐셔 수를 알아내기 위해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기 진작책도 도입됐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아르바이트 캐셔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직원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근무 경력 1년 이상으로 5단계 인사평가에서 상위 2단계 직원들이 해당된다. 처리속도에서 탁월할 뿐만 아니라 ‘노인 접대를 잘하거나’ ‘장애인을 잘 도와주는’ 등 홈플러스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들이다.

홈플러스 인사팀 강영일 과장은 “말 한마디로 우리 매장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캐셔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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