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쪼개 팔기로… 후임사장에 박상호씨

  • 입력 2002년 5월 3일 23시 23분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3일 해외매각이 좌절된 하이닉스를 사업부문별로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박종섭(朴宗燮) 대표이사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박상호(朴相浩) 사업부문 총괄사장을 선임했다.

외환 한빛은행 등 12개 채권은행단은 3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갖고 메모리사업, 비(非)메모리사업, 단순조립사업,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등 사업부문별 생존능력을 따져 본 뒤 ‘팔릴 수 있는 자산’을 떼어내 매각한다는 원칙을 결정했다.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 부행장은 “채권단이 지정하는 외부자문기관이 5월 중 하이닉스의 사업별 생존 가능성을 따져 본 뒤 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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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이달 초 ‘협상철회’를 선언함에 따라 마이크론과의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원점에서 다시 출발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컨설팅과는 별도로 TFT-LCD 사업처럼 별도 매각을 추진해온 부문은 매각 노력을 계속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은행단은 다음달 1일 2조9000억원대의 전환사채(CB)를 전액 시장가격(약 1000원 예상)에 주식으로 전환해 75%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경영권을 장악하면 사외이사 7명을 포함한 이사진 10명을 전원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임된 신임 박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휴렛팩커드 이사와 IBM 부사장을 거쳐 99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에 영입된 반도체 전문가다.

박 전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상임이사직은 유지한 채 하이닉스의 비메모리사업 지분 매각과 외자유치 업무 등을 맡기로 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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