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적극 지원해주면 하이닉스 독자생존 검토"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24분


하이닉스반도체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전제로 한 독자생존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반면 채권단은 아직 독자생존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며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수정제안서를 제시하는 등 매각협상을 진행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독자생존방안을 검토하되 채권단이 지원하지 않을 경우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잔존법인에 직접투자해 생존을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 마이크론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사회는 또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MOU) 체결권한을 현 경영진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주요 채권단인 한빛은행 이종휘 상무는 “아직 독자생존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의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주주인 채권단이 일단 경영을 정상화한 후 주인을 찾아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작년 9, 10월 채권단과 모니터컴퍼니 아서앤더슨 등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대주주가 관리하는 방안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매각에 우선순위를 두던 하이닉스가 이처럼 독자생존을 적극 검토하게 된 것은 마이크론이 제시한 인수조건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데다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마이크론의 제안서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마이크론의 MOU 초안에 문제점이 많아 수정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매각대금(40억달러) 이외에도 검토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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