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5억달러 신규지원 요청…하이닉스 매각 진통예상

  • 입력 2002년 2월 15일 17시 58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하이닉스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문을 4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하이닉스 채권단에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각가격 협상은 타결됐으나 마이크론의 이 같은 요구사항을 채권단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채권단 협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하이닉스 헐값 매각 논란’이 일면서 협상 자체가 꼬일 가능성도 커졌다.

하이닉스 구조조정 특별위원회 고위관계자는 15일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을 떼어내고 난 잔존법인에 대해 관심이 크지 않다”며 “새로 설립되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코리아의 운영 및 설치자금으로 쓸 11억달러 등 총 15억달러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마이크론은 또 나머지 4억달러는 만기 30년에 이자 2%짜리인 후순위채를 인수해 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의 이런 요구는 하이닉스 메모리사업을 인수하면서 붙은 전제조건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의 이 같은 신규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하이닉스 채권금융기관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40억달러 인수대금에는 미국 유진공장 인수대금 10억달러와 비메모리 반도체회사 투자지분(20%) 대금인 2억달러가 포함돼 있어 실제 인수대금은 28억달러에 그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1월 중순 협상과정에서 하이닉스를 31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하면서 △신규대출 1조5000억원 △부채 50% 탕감 등 15개항의 조건을 제시했으나 채권단과 구조특위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세부조건에 대해서는 아예 검토하지 않았다. 구조특위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지나치게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