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금속 우선주 주문실수로 ‘공매도’

  • 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26분


주식 매도주문이 잘못 나가는 바람에 주식매매가 성사되지 않는 일이 사상 처음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의 관계회사인 정리금융공사는 7일 동원증권을 통해 관리종목인 현대금속 우선주 1만5000주를 1만50원에 팔았다. 그러나 정작 정리금융공사가 팔려고 했던 주식은 종목이 다른 현대금속 2우B. 실수로 주문이 잘못 나간 것이다.

사태를 수습하려면 동원증권은 거래일기준 2일 후인 14일까지 해당 주식을 구해 매입자에게 넘겨야 한다. 그러나 14일까지 주식을 구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현대금속은 최근 감자(減資)를 하고 주식 수를 줄여 6일 재상장된 우선주는 2만2680주가 전부다. 사건이 난 다음날인 8일의 거래량은 2820주에 불과했다. 동원증권이 총 주식의 66.1%에 해당하는 주식을 구하고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한 주식 보유자들은 주식을 움켜쥐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증권거래소는 14일부터 공매도된 주식을 산 사람들에게 일단 주식대용증을 주고 결제일을 19일로 미루는 한편 시장혼란을 막기 위해 매매거래를 중단시켰다. 동원증권이 19일을 넘기면 거래소 사상 첫 결제불이행 사태가 발생한다.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물론 주문을 잘못 낸 쪽이다. 동원증권 관계자는 “공사 담당자가 전화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우선주를 팔아달라’고 했다”며 “당시 우선주만 상한가였고 이 내용을 녹음해 두었다”고 주장했다. 정리금융공사 관계자는 “현재 누가 잘못했는지를 확인중이다”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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