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정종렬사장 "정직과 믿음이 중요합니다"

  • 입력 2002년 1월 3일 18시 01분


한국 증권가 리서치(증권사에서 시황과 기업분석을 전담하는 부서)계의 1세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최초로 CEO 자리까지 오른 리서치의 대부….

동부증권 정종렬(丁鍾烈·52·사진)사장에 대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러나 정사장은 스스로를 내세우는 법이 없다. 후배들의 존경을 받으면서도 “존경은 무슨, 그냥 내가 오래했으니까 그러는 거지”라며 겸손해 한다.

“보고서를 제대로 쓴 것도 없습니다. 당시(80년대)에는 리서치라고 할 것도 없는 조사부 직원이었죠. 요즘 젊은 애널리스트와 비교하면 공부도 제대로 안 했고, 뭐 내세울 게 없습니다.”

그러나 후배들의 생각은 다르다. 아무도 리서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80년대, 정사장은 리서치의 중요성을 최초로 증권가에 알린 인물로 꼽힌다.

화려하고 멋있는 표현보다 정확성과 신뢰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그의 철학 덕에 당시 증권가에서는 ‘정도사(정사장의 당시 별명)가 하는 말은 언제나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를 ‘큰 스승’으로 생각한다는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 등 내로라 하는 제자들도 스승처럼 정직하고 올곧은 애널리스트로 증권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장득수 부장은 정사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증시를 정말로 염려하는 분입니다. 자기 공을 과장하고 몸값을 높이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젊은 애널리스트들을 볼 때마다 그 분을 생각하게 되죠.”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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