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2.6~5.2% "누구말 믿나"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58분


한국경제가 내년에 얼마나 성장할지에 대한 예측이 기관에 따라 크게 엇갈리고 있다. 어둡게 보는 곳은 성장률이 2.6%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하는 반면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있다. 성장률 예측치가 2배나 차이나는 셈.

씨티은행은 12월 4일 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5.2%로 높였다. 이는 10월 31일 전망치 4.0%보다 1.2%포인트나 높은 것. 올 성장률도 2.2%에서 2.8%로 높였으며 2003년에는 6.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그동안 나온 국내외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

리만브러더스증권은 11월 30일 발표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5.0%로 제시했다. 한 달 전에 내놓았던 것(2.6%)보다 2.4%포인트나 높다. 모건스탠리증권도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3.5%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3.3%에서 3.6%로 소폭 상향조정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4.5%에서 3.2%로 1.3%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1월 2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3.2%로 제시했다. 이는 5월에 전망했던 5.5%보다 2.3%포인트나 낮은 것. 워튼경제예측연구소(WEFA)도 11월에 발표한 한국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예상치를 2.9%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나 낮췄다. JP모건증권도 4.0%에서 3.5%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는 것은 국내외 여건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일본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경제회복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들어선 일본이 엔화약세 정책을 펴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의 수출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에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정치 일정이 많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한국에 대해 어떤 이해(利害)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성장전망도 달라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기업에 돈을 빌려줬거나 한국 주식을 많이 산 투자은행들은 한국을 좋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반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국제금융기관 등은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를 어렵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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