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신평 인수 매듭…향후 3년간 공동경영

  • 입력 2001년 12월 14일 22시 59분


국내 최고 권위의 신용평가회사인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1500만달러 수준에서 무디스에 매각됐다.

한신평의 모기업인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송태준(宋泰俊) 사장은 14일 “한신평의 지분 ‘40만주(40%)+1주’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 팔았다”며 “이날 서울에서 맥 대니얼 무디스 대표 명의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무디스측이 한신평의 지분을 960만달러(주당 2만9750원)에 인수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3년 후 경영성과에 따라 540만달러 한도 내에서 더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신평정보는 한신평 지분 매각대금으로 무디스로부터 최고 1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무디스는 98년 합작 때 한신평의 지분 10%를 보유했으며 이번에 추가 매입해 지분 ‘50%+1주’의 최대주주가 된다. 한신평정보와 무디스는 향후 3년간 한신평을 공동경영하게 된다.

무디스가 한신평 경영을 맡으면 신용평가 때 국제기준(글로벌 스탠더드)을 적용하게 돼 국내기업들은 물론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정보 등 다른 신용평가회사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국내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평가하면 국내기업의 신용등급이 지금보다 2등급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기업은 등급 하락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하겠지만 국내기업의 투명성 수준은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디스가 부여하는 신용등급이 외국인의 투자 척도가 돼 기업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번 한신평의 매각은 3월 신용평가업이 지정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신용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올리기 위해 대규모 기업집단이나 금융기관 등은 신용평가회사 또는 그 최대주주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게 했다.

한신평정보의 대주주로 키움닷컴증권을 갖고 있는 다우그룹(29.97%)과 LG투자증권(12.47%)은 한신평정보의 지분을 매각할 뜻이 없어 한신평정보가 한신평의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게 됐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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