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문책' 어디까지…

  • 입력 2001년 12월 5일 00시 36분


이상룡(李相龍·54·사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공적자금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진 부총리는 4일 “이 사장이 11월30일 공적자금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해 사의를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했다.

▼관련기사▼
"재경부·금감위·국회도 책임면하기 어렵다"

이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감사원으로부터 역시 관리 소홀 책임을 추궁당한 자산관리공사 정재룡(鄭在龍) 사장도 거취에 영향을 받게 됐으며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 사장의 퇴진에 대해 대체로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사원 조사 결과 금융기관에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4028명과 부실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 임직원 1336명이 자기명의로 갖고 있는 13조5872억원 가운데 6조1777억원은 가압류할 필요가 있었는데도 예보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 특히 한스종금과 나라종금 등의 대주주가 해외로 빼돌린 재산에 대해선 눈치조차 못 채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 공방의 다음 타깃은 자산관리공사로 넘어갔다. 자산관리공사는 감사원으로부터 부실채권을 고가에 매입했다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또 1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과다 투입’한 정책 판단을 내린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및 국회도 책임 공방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유재훈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은 이날 “공자위는 국민이 기대하는 관리 업무를 철저히 한 뒤 나중에 책임을 지든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민간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기관

책임 여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2차 공적자금 조성 시기 지연, 제일은행 헐값 매각 여부, 실적배당상품 예금대지급, 부실 종금사 퇴출 지연, 대우그룹 처리 지연 등

금융감독원

대한생명, 한빛 등 12개 은행, 종합금융사 정기 검사 등에서 횡령 급여인상 등 모럴해저드 점검 미비, 워크아웃 등 부실기업 정리 감독 소홀 등

예금보험공사

파산법인 관리 소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감독 소홀 등

자산관리공사

부실자산 고가 매입, 직원 횡령 감독 소홀 등

국회

신협예금을 예금보호 대상에 포함

법무부

법정관리 화의 등 부실기업 정리 조기 처리 지연 등

<홍찬선기자>h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