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소니 워크맨 "버려라, 그러면 얻느니라"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0분


좋은 아이디어의 마지막 승부는 무엇일까. 관건은 누가 얼마나 더 쉽게, 얼마나 더 단순하게, 얼마나 더 절약해서 만드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소니의 워크맨 광고는 성공한 듯 하다.

광고는 찾아내는 것으로 시작해서 버리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작업이다. 얼마나 버릴 수 있느냐가 성공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니의 워크맨은 참 많은 것을 버렸다. 오선이 그려져 있을 수도 있다. 몇 개의 다른 음표들이 뛰어다니게 할 수도 있다. 고급스러운 배경을 만들어 넣을 수도 있다. 멋진 카피를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 버렸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 아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실제 광고를 만들다보면 그런 것을 차마 버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소니의 크리에이터는 다 버렸다. 딱 하나만을 남겼다. 음표의 선을 꺾었을 뿐이다. 그리고 걸어다니는 사람의 다리처럼 보이게 표현했다. 여기에 카피가 필요할까.

창의력의 소재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거기에 적당한 거리의 상상력을 첨가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조금만 멀어져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게 되고 조금만 가까워져도 너무 식상한다.

그러나 이렇게 잘해놓고도 마무리에 가서 좋은 아이디어를 갉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은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못 버릴까. 그건 욕심 탓이고 자신감과 재능이 부족한 때문이기도 하다.

‘버려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수많은 광고의 법칙 가운데 꼭 기억해두어야 할 명제중 하나일 것이다.

홍승표(금강기획 카피라이터) hhh@i54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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