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힘 받나…유가 하락 반도체값 상승등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55분



유가하락, 반도체값 상승, 소비자기대심리 회복, 국가신용등급 상승, 주가 600선 회복….

한국경제에 희망을 주는 밝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가 하락국면을 멈추고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경제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수출과 정보기술(IT)산업이 아직 부진해 ‘V자형’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상승을 위한 힘을 비축하고있다는 분석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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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떨어지고 반도체값은 오르고〓국제유가는 2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10월말 18.74달러에서 15일 15.90달러로 3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떨어지면 한국의 무역수지는 약 8억9000만달러 개선된다. 현재의 유가가 유지된다면 연간 25억달러 이상의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반도체값도 오름세다. 128메가SD램 평균가격은 5일 개당 1.07달러에서15일 1.66달러로 급등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은 “반도체업체가 공급물량을 줄인데다 최근 출시된 윈도XP 효과 덕분”이라며 “조만간 장기계약 가격도 20% 정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선된 금융환경〓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3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높인 것을 계기로 금융환경도 크게 나아지고 있다. 15일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0.99%포인트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금리가 그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종합주가지수는 16일 610.88에 마감돼 5개월 만에 610선에 안착했다.

▽소비심리 살아나나〓통계청이 발표한 10월중 소비자기대지수는 92.9로 9월보다 0.8포인트 높아져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미약하나마 풀리는 기미를 보인 것.

세계경제의 키를 쥔 미국에서도 일부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됐다. 4∼10일 중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44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8000건 줄었다. 10월중 소매판매도 당초 예상 2.5%를 크게 웃도는 7.1%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박사는 “테러 여파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며 “내수가 버텨주고 있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회복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회복 기대는 아직 일러〓경기가 하락세를 멈춘다 해도 당분간 게걸음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는 수출과 15%에 이르는 IT산업의 회복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정명창(鄭明昌) 조사국장은 “10월중 미국 소매판매가 7.1% 늘어난 것은 할부조건 완화에 따른 자동차 소비에 따른 것이며 국내 경기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내수진작에 의한 것”이라 설명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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