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오리콤 카피라이터 이주영 차장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1분


“빗방울이 무전을 칩니다. 봄이 왔다고…. ‘툭, 투둑, 툭툭’ 무전을 치고 있습니다.”

한 편의 동시(童詩)같은 이 광고는 유한킴벌리가 18년째 추진하고 있는 환경 캠페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시리즈의 라디오 광고중 한 편이다.

오리콤의 카피라이터 이주영 차장은 지난해 유한킴벌리 광고를 맡으면서 숲 전문가가 다 됐다. ‘마음으로 다가오는 광고를 만들자’는 생각에 라디오 광고로는 드물게 동시녹음을 하며 숲의 소리를 찾아 헤맨 덕분이다.

환경 캠페인에 큰 애착을 가진 광고주를 만난 덕분에 카피 하나를 만들기 위해 외국의 환경보호 사례까지 조사했다.

11월부터 새롭게 라디오 전파를 타고 있는 ‘낙엽’ 편은 8월말 경기도 광릉 임업연수원에서 제작했다. 가을과 겨울에 방송될 광고여서 매미 울음 소리가 녹음되지 않도록 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이 차장은 요즘 라디오 광고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현란한 영상과 감각적인 카피가 범람하는 요즘 ‘소리’로만 승부하는 일이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란다.

“라디오야말로 상상의 매체입니다.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성을 담은 광고는 누가 보기에도 표시가 나는 법. 이 차장은 ‘학교 숲’을 주제로 만든 ‘봄이 오는 소리’ ‘뻐꾸기’ 등 6편의 라디오 광고로 올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라디오 부문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4년 연속 수상이다.

95년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오리콤에서 7년째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이 차장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120%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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