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LG전자 출자 방침…韓投 "주주이익 침해" 반발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42분


대형 기관투자가인 한국투자신탁이 “LG텔레콤 유상증자에 LG전자가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것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은 최근 LG전자에 공문을 보내 LG텔레콤의 5000억원 유상증자에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배경과 계열사 출자가 주주이익을 해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청했다.

기관투자가가 개별기업의 증시 자금조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최고경영자의 해명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LG텔레콤은 9월 7일 시설자금용으로 주당 5000원에 1억387만6279주를발행해5297억6902만원을 증시에서 끌어쓰기로 결의하고 이를 코스닥시장에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액면가(5000원)를 밑돌자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을 염려해 유상증자를 철회한 상태. 증권업협회는 LG텔레콤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가 최근 해제했다.

LG전자는 최근 LG텔레콤 주가하락으로 증자시기를 당초 10월 중순에서 좀 늦추기로 했지만 1500억원을 LG텔레콤에 출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LG전자는 현재 4030억원을 LG텔레콤에 출자하고 있다.

유상증자 자금은 LG텔레콤이 추진 중인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동기식 사업에 주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신 관계자는 “LG텔레콤이 IMT-2000 사업을 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LG전자가 LG텔레콤에 대해 출자할지 여부에 대한 방침을 수시로 바꿔 주주이익이 침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한국투신이 이번 출자 건에 대해 이미 이해를 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앞으로 한투 측을 더 설득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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