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생명-전자 인력 대폭 감축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28분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연말까지 인력 10% 감축을 목표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그룹의 인력 감축은 경기침체와 수익악화로 고전중인 다른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본사 인력 8011명 가운데 4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을 비롯해 연말까지 모두 1000여명을 줄일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이는 본사 인력의 13%에 이르는 규모로 삼성 계열사들이 인원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생명 배정충(裵正忠)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연말까지 희망퇴직 400여명 외에 100여명을 대졸 남성 전문설계사로 전환하고 법인 대리점에 250여명, 삼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300여명을 각각 전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사장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에 대처하고 생보사들이 대거 도산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특별 조치가 필요하다”며 “100여개 지점 중 10여개 지점을 통합하고 영업소 90곳을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로 시장점유율 40.3%(5월 말 기준)인 삼성생명은 최근 매킨지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아 이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했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인력 10% 감원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하고 지난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반도체 불황의 장기화로 미래 경영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사업본부장 판단 아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며 “퇴직자들에게는 퇴직금 외에 기본급 1년치에 해당하는 희망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정보통신 부문과 핵심 기술인력은 채용규모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하반기 중 자연퇴직 비율 3∼4%를 포함해 전체 인력의 10%를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건설경기 상황을 봐가며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자연감소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작년 말 1만3500여명이던 인력을 올 상반기에 1만1000명으로 줄인 데 이어 연말까지 13개 제품의 분사와 매각 등을 통해 1만명수준까지 낮추기로 했다.

또 삼성SDI는 상반기에 수원공장의 설비를 중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100여명을 줄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소규모 희망퇴직 등은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코닝은 6, 7월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박원재·이헌진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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