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기업 '현장경영' 붐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47분


대기업들이 ‘현장 속으로’ 경영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 서울에 몰려 있던 기획 인사 등 ‘전략 부서’가 생산공장이 있는 곳으로 이전하는가 하면 해외 영업사원들은 3∼5개월 동안 해외에 머물며 영업활동을 펼친다. 대표이사도 판매현장에 나타나는 일이 잦아졌다.

주요 대기업 현장경영현황
기업공장위치현장경영 내용
삼성전자수원정보통신분야 연구개발팀 연말 이전 계획
삼성정밀화학울산 인천홍보 재무팀 제외하고 사무직 공장으로 옮겨
삼성종합화학서산영업 수출 구매는 이미 공장이전, 대덕연구소도 계획중
삼성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 사업부 경기 용인시 수지로 이전
삼성전기 해외 순회 영업사원제 도입
LG이노텍광주 구미기획 인사 총무 등 광주공장 이전

시스템사업부 영업인력 구미공장으로 이전

해외영업담당자 엔지니어로 대체

이 같은 현장경영은 최근 경기침체로 영업이 부진한 가운데 경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굳이 땅값이 비싼 서울에 있지 않아도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자 ‘탈(脫) 서울’ 움직임이 눈에 띄는 것.

LG이노텍은 이달 초 서울 강남에 있던 기획 인사 총무 관련 인력을 광주공장으로 전환배치했고 시스템사업부 영업인력 70여명은 경북 구미공장으로 보냈다고 13일 밝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최근 부품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기획 등 본사의 우수한 인력이 현장을 직접 보면 더욱 생생한 위기극복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경기 수원공장에 정보통신총괄부문 연구개발팀을 모을 계획이다. 현재 이들은 성남시 분당, 용인시 기흥, 구미 등에 흩어져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달부터 홍보와 재무팀을 뺀 인사 기획 경리 등 대부분의 지원부서를 울산 및 인천공장으로 옮겼다. 서울에 남은 인력은 전체의 10%도 채 안된다.

삼성종합화학도 올해 초 영업 수출 구매 기획 지원부서를 충남 서산공장으로 이전했으며 조만간 대덕연구소까지 서산으로 집결시킬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화공플랜트 사업부를 용인시 수지로 옮겼다.

삼성전기는해외영업에도 현장 경영 개념을 도입했다. 그동안 해외영업 담당자는 보름 안팎의 출장으로 현지를 둘러봤다. 일정이 워낙 빠듯해 해외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때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순회 영업사원제를 도입하면서 출장기간이 길게는 6개월까지 늘어났다. 국내에서 영업할 때처럼 해외 고객도 계속 방문해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99년 합작설립된 LG 필립스 LCD는 구미 공장에, 내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는 동부전자는 충북 음성공장에 홍보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이 배치돼 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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