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롯데 대구경제 '대표주자' 부상

  • 입력 2001년 7월 12일 19시 04분


롯데가 삼성을 제치고 대구지역 경제를 이끄는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유통, 호텔, 민자사업 등 대구지역의 웬만한 사업에는 예외없이 롯데의 ‘간판’이 붙고 있다. 롯데는 특히 상용차 생산중단으로 입지를 잃은 삼성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청구 우방의 부도이후 침체되어 있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11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롯데가 대구에서 벌이는 사업의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우선 외환위기 이후 지역 최대 주택사업으로 꼽히는 달서구 용산지구 ‘롯데 캐슬 그랜드’ 1619가구의 건립비가 3000억원선. 영남권 최대규모의 재건축 사업인 수성구 황금주공아파트 4334가구 재건축 공사도 지난달 롯데건설이 따냈다. 롯데는 1268억원을 투입해 대구역 민자역사를 건립 중이다.

유통 부문에서도 롯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상인동에 롯데백화점을 신축 중이고 황금동에는 할인점 롯데 마그넷을 지을 계획. 1000억원을 투입해 골프장 신축도 앞두고 있다. 호텔 건립도 추진 중이어서 롯데의 대구지역 사업 규모는 총 1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청구 우방의 부도 이후 대구경제의 ‘맹주’로 처음 나선 기업은 삼성. 상용차 공장을 세워 지역활성화가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 제일모직 부지의 용도변경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삼성상용차가 문을 닫으면서 지역민들의 반감이 커졌고 지난해 말부터는 삼성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롯데가 진출하면서 세력판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지난달 초 달서구 용산동 롯데아파트 모델하우스 개관식에는 대구시 정무부시장, 지역 언론사 사장,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롯데의 인기를 반영했다.

롯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롯데 캐슬그랜드 1619가구는 완전 분양됐고 계약률이 95%를 넘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제 위기가 배타적인 지역 정서마저 바꿔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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