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부동산]판교신도시 벤처단지 규모 팽팽한 줄다리기

  • 입력 2001년 7월 12일 18시 50분


‘판교 신도시’ 내 벤처단지의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벤처기업협회 등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60만∼100만평 규모를 주장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민주당은 교통영향 등을 평가할 때 10만평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당정은 ‘20만평에, 용적률을 100%에서 200%로 올린다’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으면서 판교신도시 개발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0만평은 돼야 한다〓벤처기업협회와 경기도 벤처클럽은 벤처기업수가 2003년말까지 2000년말보다 각각 57%와 100%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약 5000여개 벤처기업이 판교 입주를 희망할 것이라 예측했다. 용적률 200%를 적용해 업체당 평균 250평을 쓰는 경우 약 62만5000평이 필요하다는 계산. 미국 실리콘밸리(2억5000만평), 베이징 중관춘밸리(1104만평) 대만 신주과학단지(180만평)처럼 산학연의 시너지효과를 거두려면 최소 60만평 이상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또 개발이익을 벤처용지 조성에 투자하면 평당 가격을 170만원까지 낮출 수 있고 건교부 등의 방안에 비해 등록세 등 880억원 이상의 세수(稅收)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81개 기업부설 연구소(21만6000평)와 10개 대학(14만8000평)이 입주할 경우 전체 벤처단지 규모는 100만평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만평 이상은 곤란하다〓건교부는 95∼2000년 연평균 벤처기업 성장률이 22%이고 그나마 벤처창업 열기도 수그러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입주 희망 조사는 단순히 이전희망 여부를 조사한 것이어서 ‘실수요’와는 동떨어진다는 것. 경기도(평당 170만원)측 계산과 달리 적정 분양가가 평당 350만원(조성원가)이 되기 때문에 입주희망 업체는 1000개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국벤처협회와의 수요조사에서도 수도권의 벤처(약 2900여개)중 30%만이 판교 이전을 희망했다는 것.

건교부는 업체별 면적도 서울벤처타운 업체의 평균 연면적(80평)과 국내 벤처기업 평균(154평)에 비해 경기도(250평)가 지나치게 넓게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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