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외국기업CEO의 여름휴가, 휴식 대신 사회봉사 '뻘뻘'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33분


1년의 한 가운데 있는 여름휴가.

최고경영자들에게 휴가는 1년을 중간점검하며 하반기 사업구상을 하는 때이기도 하다. 소홀했던 가족에게 모처럼 점수 딸 기회도 된다. 휴식과 재충전의 기간으로 삼기도 한다. 외국기업의 한국지사장들은 어떤 휴가계획을 세웠을까.

▽더욱 더 땀흘리기〓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에릭 닐슨사장은 다음달 5일부터 1주일동안 충남 아산에서 ‘해비타트 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사랑의 집짓기운동에 참여한다.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NGO ‘국제해비타트’는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집을 짓고 있다. GM코리아 데이비드 제롬사장도 같은 행사의 ‘여성의 집짓기’에 참여하며 한국CA의 하만정사장 역시 이 대회에 참가해 땀을 흘리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한다.

▽테마 여행을 떠난다〓서울힐튼호텔의 브라이언 코넬리 총지배인은 경주를 여행할 계획이다. 1주일에 3번씩 한국어 배우기에 여념이 없는 코넬리총지배인은 휴가를 이용해 한국의 역사지를 방문해보고 싶다고.

리츠칼튼 호텔의 토드 해리스 총지배인은 뉴질랜드로 스키여행을 떠난다. 남반구인 뉴질랜드는 한겨울이므로 확실히 ‘피서’를 가는 셈이다. 헬리콥터로 산꼭대기에 올른후 스키를 타는 것. 만년설 속에서 스릴있는 스포츠를 즐기며 휴가를 마치면 다시 맹렬히 업무에 매진할 수 있다는 설명.

▽가족과 함께면 OK〓바슈롬의 홍명식사장은 휴가만큼은 설악산에서 가족과 함께 지낼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고현진사장도 평소 출장이 잦고 가족들 얼굴보기도 어려웠던 것을 휴가때 만회할 생각. 고사장도 설악산을 찾을 계획이다.

한국애질런트의 윤승기사장은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중국역사기행’을 가기로 했다. 아들은 인터넷에 패러디삼국지를 연재했을 정도로 중국역사에 관심이 많다. 이민 1.5세대인 바카디 마티니의 양재택사장은 미국 달라스에 살고 있는 부모님과 친지를 방문할 예정.

▽해외출장으로 휴가를 대신〓보스턴컨설팅그룹 이병남부사장은 휴가기간에 홍콩에서 열리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세계소비재분과 회의’에 참석한다.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 홍콩으로가 이부사장이 회의할 동안 가족들은 현지관광을 즐길 계획. 클라크머터리얼핸들링아시아의 케빈 리어든사장도 휴가기간에 미국본사를 방문한다.

▽여름휴가 반납〓음료업체는 여름철이 성수기. 한국코카콜라 거트 브로스사장과 한국네슬레의 티디 파커사장은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다. 브로스사장은 가을 이후에 휴가를 낼 계획.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고향인 파커사장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3주정도를 고향에서 보낼 예정이다.

어바이어코리아의 이수현사장은 FIFA의 월드컵공식후원사로 결정돼 2002 한일월드컵의 음성데이터 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로 여름을 보내게 된다. 스벤슨코리아 김숙자사장은 올 하반기 지방에 지점을 늘릴 계획이어서 지방시장조사와 출장으로 휴가를 대신한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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