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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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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포함한 ‘가계신용’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내놓은 경제동향분석에서 1·4분기(1∼3월) 중 가계신용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3%, 금액은 54조원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KDI는 “금융기관의 민간대출금 가운데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9년 12월 39.9%에서 작년 12월 48.1%, 올 3월 49.1%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동향을 볼 때 증가추세가 2·4분기(4∼6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DI는 또 “이 같은 가계신용 추이는 앞으로 내수가 회복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으며 금융권의 자금 배분이 대기업 위주에서 가계와 중소기업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3월 말 현재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276조2000억원이었으며 가구당 가계신용잔액은 1930만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의 1560만원보다 23.7% 늘었다.
가계신용 가운데 70%를 차지하는 일반자금대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1%, 신용카드사용을 포함한 판매신용은 17.1% 증가했다.
▼미국 : "소비심리 상승…4분기 2.7% 성장"▼
미국 경제는 과연 회복세로 돌아선 것일까. 2일 미국 경제에 관한 긍정적인 지표가 발표되면서 올 들어 6차례나 단행한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경기후퇴 국면에서 탈피하지 못하던 미 경제가 마침내 기지개를 펴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섞인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날 5월중 소비가 전달보다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0.3% 증가보다 더 큰 폭으로 소비심리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전국구매관리협회(NAPM)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지수는 44.7로 5월의 42.1에 비해 2.6포인트가 증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체들의 원자재 구입 등 활동상태를 보여주는 이 지수가 4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었다.
경제전문지인 월 스트리트 저널이 경제전문가 5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 1·4분기(1∼3월) 중 1.2% 성장에 그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4·4분기(10∼12월)엔 2.7%로 회복되고 내년 상반기(1∼6월)에는 3.1%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이는 경제활황이 지속됐던 99년과 지난해의 GDP 성장률 4.2%와 5.0%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만 미 경제가 바닥을 치고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뉴욕 증시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91.25포인트(0.87%) 상승한 10,593.65로 장을 마감했고 S&P 500 지수도 12.29 포인트(1.0%) 오른 1,236.71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 심리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분야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NAPM의 제조업지수만 해도 통상 50 이하일 경우엔 제조업 활동의 위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본 : "끝모를 침체…수출회복 실낱희망"▼
‘일본 경제의 유일한 희망은 미국.’
지루한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가 미국의 경기 회복에만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2일 일본은행이 발표한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에서는 대기업제조업 경기판단지수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반면 미국 경기회복을 전제로 올 하반기에는 부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엷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발표를 놓고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러나 일본으로서는 이미 시중 금리가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고 더 이상 구조개혁을 늦출 수 없는 상태여서 달리 정책 수단을 내놓기 힘든 실정.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발족한 직후인 5월 초 14,425엔선까지 급등했던 닛케이평균주가는 현재 12,800엔선을 오르내리고 있고 지난달 달러당 119엔선까지 올랐던 엔화가치도 다시 약세로 돌아서 2일에는 3개월 만의 최저치인 125엔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이 3일 발표한 경제전문가 10인 대상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원이 올 상반기 경기 악화를 전망했고 하반기에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한 사람에 불과했다. 이들은 대부분 구조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디플레이션과 실업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들은 “미국경제가 감세와 금융완화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려야 한다” “미국에 대한 수출회복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