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조 CB발행…신용보증기금서 보증 거부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30분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에 대한 자금 지원이 진통을 겪고 있다.

하이닉스의 재무자문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1조8000억원대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채권단에 자금지원 등을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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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일 “SSB가 요구한 1조원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요구했으나 신보가 이를 거절했다”며 “이에 따라 2일로 예정된 채권단 회의가 무산됐으며 ‘신보 보증이 없는 상태에서의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채권단 회의를 3일경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대신 내년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신속인수회사채 1조9000억원 가운데 투신권이 7000억∼8000억원을 인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SSB는 지난달 말 해외주식예탁증서(DR)와 고수익채권을 발행, 1조8000억원대의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채권단이 △CB 1조원을 인수하고 △기존 대출금의 만기를 최고 2004년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은 신보가 전환사채의 일부를 보증한다는 전제 하에 SSB의 요구를 일괄 수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정부 산하기관인 신보가 하이닉스의 CB에 보증을 서는 것은 보조금 성격이 짙어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거절했다.

하이닉스는 이달 말까지 현대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20%)을 팔고 외자유치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자금지원이 늦어지면서 이 같은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두영·이나연기자>nirvana1@donga.com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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