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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1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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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부부는 작년 3월 서울 관악구 원당시장 골목에 반찬가게 ‘장독대 원당점’을 열었다. 밑반찬 40―50여가지와매일 만드는 즉석 반찬류 20―30여가지가 주력 상품. 장씨부부는 영세업종에 인건비 따먹기 사업으로 인식된 반찬가게에 수퍼마켓 운영경험을 접목시켜 기업형으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가게의 하루 매출은 100만원이 넘는다.
장씨부부는 작년초 의정부에서 240평 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중 바로 앞에 2000평이 넘는 대형 할인마트가 생긴다는 계획을 알고 미련없이 점포를 정리했다. 사업 정리 후 처음에는 이전처럼 규모가 있는 사업을 찾다가 우연한 계기로 반찬체인전문점인 장독대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반찬가게에 대해 인식이 좋지않았지만 점포 몇 곳을 둘러보고는 수퍼마켓을 할 때의 정성을 쏟아 차별화하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흔히 반찬가게라고 하면 3―4평 정도의 허름한 가게에 인테리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음식솜씨만 발휘해 운영하면 되는 걸로 생각한다. 장씨는 이런 고정 관념을 과감히 탈피, 기업가 마인드로 창업했다. 적정한 비용을 주고 목이 좋은 점포를 얻었으며 비용이 들더라도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했다.
장씨부부는 처음부터 구매와 접객, 조리를 분리, 상품기획은 장씨가, 접객과 판매는 이경숙씨가 책임을 맡았다. 음식솜씨가 뛰어난 찬모 3명을 채용, 조리를 전적으로 일임했다. 정확한 업무 분장은 효율성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힘이 됐다.
일반 반찬가게는 동네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서 반찬을 만든다. 하지만 장씨는 매일 새벽 5시에 경기도 구리에 있는 농산물 도매시장에 나가 질좋고 값싼 재료를 직접 구매한다. 덕분에 원가절감을 하면서도 질좋고 신선한 재료를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경숙씨 역시 부지런하기는 마찬가지. 이씨는 매일 오전 2시간 이상 시간을 들여 반찬 진열에 신경을 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맛깔스러워 보이도록 진열하지 않으면 손님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매일 반찬 그릇을 갈아주고 고객의 미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청결과 음식신선도 체크, 색상 배열에 신경을 쓴다.
반찬 만드는 일을 전문인력에게 맡기므로 고용안정이 사업 성공에 필수적. 찬모들은 근무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탄력적으로 이용하고 일이 일찍 끝나면 3시에도 퇴근을 시킨다. 때문에 직원이 바뀌지 않는다.
점포구입비로는 권리금 5500만원, 보증금 3000만원(월임대료 가게 160만원, 주방 30만원)이 들었다.
인테리어 및 냉장 냉동고 등 시설집기비를 포함한 점포 개설자금이 2850만원. 여기에 차량 할부구입비 300만원을 포함, 창업을 위한 총 투자비가 1억 3000만원가량 들었다.
현재 주방에 세 사람이 근무하고, 장씨의 어머니가 판매를 돕고 있다. 여름과 봄철에 매출이 높고, 김장철 직후의 매출이 가장 낮다. 마진은 60%이상.
<이병기기자·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