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상보다 나빠진다" 정부 입장변화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27분


정부는 한국경제가 수출 물가 환율 주가 성장률 등 경제 전반에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림에 따라 연간 거시경제지표 수정 여부를 포함한 종합대책을 6월중 마련키로 했다. 또 대한생명 매각과 현대투신 외자유치 등 금융 및 기업분야 현안을 상반기중 매듭지을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8일 “미일(美日)경제가 빠른 시일내에 회복되지 않는 한 올해 거시경제지표 전망치를 전반적으로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대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살펴 대응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부는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빨간 불’이 켜짐에 따라 7일 ‘3·26 개각’후 처음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서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매우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3개월 동안 매주 ‘세계경제동향 점검회의’를 열어 대비책을 살필 계획”이라면서 “올해 1∼5월중의 경제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토대로 6월중 거시경제 전반에 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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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왜 거시지표 수정 서두나]

정부가 연간 거시경제지표 수정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올해 경제정책 운용계획을 세울 때보다 실물 금융 등 전반적인 한국경제 상황이 나빠진 점을 감안해 5∼6%선으로 잡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3%선에서 묶기로 한 소비자물가억제 목표치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지방 주택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상하수도요금과 택시요금 등 지방공공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총재는 “앞으로 원화환율 움직임은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기고 불가피할 경우에만 통화당국이 개입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물가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지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경제팀’은 여러 상황 변화에 치밀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경제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며 “현재 미일 경제가 어려우므로 중동이나 중남미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특히 부품과 소재의 수출 증대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순활·윤승모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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