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본 완전잠식 위기…"작년 2조이상 적자"

  • 입력 2001년 3월 20일 22시 59분


현대건설이 최악의 경우 지난해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2조원대의 자기자본이 모두 잠식될 수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63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현대건설은 하반기 이후 흑자폭이 줄어 모두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이 같은 영업이익을 냈더라도 전체 차입금 7조5000억원의 이자로 7000억원 가량을 물게 되면 5000억원 이상의 경상적자가 예상된다.

회계사들은 △현대계열사 등에 지급보증을 섰다가 떠 안게 돼 새로 생긴 부채 △1조원대의 이라크공사 미수대금 가운데 받기를 포기해야 하는 등 잠재부실을 모두 떨면 당기순손실은 2조원대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주총 1주일 전인 22일까지 내야 하는 감사보고서를 ‘29일 이전’까지 내도록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연기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삼일측 김영식 전무는 “현대건설의 잠재부실을 얼마나 반영할지를 놓고 최종 협의 중”이라며 “현재까지 알려진 수치는 마지막 조율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일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채권단이 선정한 영화회계법인이 현대건설의 자산―부채를 4월 말까지 정밀 실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일측은 큰 폭의 잠재부실을 반영하면서 ‘적정 의견’을 내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