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실패한 CEO, 다 이유가 있더라"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43분


유능한 CEO(최고경영자)를 만난 기업은 흥하지만 CEO가 잘못된 판단을 내려 사세(社勢)가 기운 기업도 의외로 많다.

LG경제연구원 이승일 연구위원은 15일 ‘실패하는 CEO의 여덟가지 특징’ 보고서에서 “CEO들은 대개 지적 역량이나 사업경험 등 여러 면에서 검증이 끝난 사람들이지만 중도에 퇴출된 CEO들을 분석해보면 몇가지 전형적인 특성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실행에 약하다〓전략과 비전만 있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은 잘못. 과감한 결단과 실행력도 중요하다. 컴팩의 에커드 페이퍼, AT&T의 봅 앨런 등은 취임 초기만 해도 장래가 밝아보였지만 결단력 부족으로 조직의 변화를 신속하게 이끌지 못해 불명예 퇴진했다.

▽조직원의 헌신을 이끌어내기보다 프로세스 자체에 집착한다〓유능한 CEO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분명한 책임설정으로 조직원의 자발적인 헌신을 유도한다. 미국 GE사의 잭 웰치 회장은 “내 모든 관심은 사람이다. 사람 문제에 실패하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강조한다.

▽제한된 정보에 의존한다〓자신의 두뇌를 지나치게 신뢰하거나 일부 임원과 컨설턴트에게만 의존하다보면 시장의 얘기를 듣지 못해 결정적인 순간에 오류를 범한다. 듣기 나쁜 뉴스도 빠짐없이 파악하려면 현장의 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기에 연연한다〓실패하는 CEO는 자주 접촉하는 부하 임원들로부터의 인기에 연연한다. 이는 하위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조직의 비효율을 낳는다.

▽스스로 낮은 수준의 기준에 만족한다〓평범한 수준에 만족하는 사람에게는 평범한 결과밖에 없다. 성공한 경영자들이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하는 것은 자신의 성취기준은 더 높은 곳에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숫자를 놓친다〓기업경영의 처음과 끝은 숫자로 표시된 성과다. 숫자에 약한 경영자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전략이 실패했어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못한다. 특히 자기 사람에 대한 지나친 미련은 퇴출의 지름길이다.

▽후계자의 육성에 실패한다〓CEO의 마지막 역할은 유능한 후계자의 육성이다. 재임 당시에는 높은 평가를 받던 인물들이 후임자들의 부진한 성과로 인해 명성을 잃는 사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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