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새로운 도전의 길에 기꺼이 내 젊음을 던진다

  • 입력 2001년 2월 8일 18시 37분


대학원 시절부터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신바람 이론’으로 당시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면우 교수 아래에서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했던 것이다.

피곤한 눈을 비비며 까만 밤을 지새우다 지치기도 했지만 무언가를 창조해 낸다는 것의 치열함과 희열을 처음 맛보았던 것 같다.

98년에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면서 가진 직장은 종합상사였다. 당시 그 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위기상황에서도 정보화와 인터넷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상사맨들의 정열이 인상적이었으며 그래도 여전히 경직돼있는 조직문화가 때로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고 때마침 불어닥친 벤처 열풍에 내 가슴은 들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안고 99년초 한 외국계 벤처기업에 몸담게 됐다. 실리콘밸리로 직접 날아가 근무를 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세계는 21세기를 앞두고 벤처열풍의 한 가운데에 있었고 나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환희에 몰입했다.

KTB네트워크로 다시 자리를 옮긴 것은 그해 말. 무언가 폭넓은 안목으로 IT(정보통신) 업계를 분석하고 투자도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벤처업계의 실상에 대해 약간의 회의와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던 때였다.

벤처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지난해는 정말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한 해였다. 고점과 저점사이 진폭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디지털 혁명은 과연 거품처럼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큰 흐름이 될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이 혁명은 한순간의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우리나라에서만 1500만명이라지 않는가. 세계적으로는 3억명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무선인터넷의 출현으로 조만간 10억명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비용을 지불하게 되겠지만 디지털 혁명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

주변 벤처업계를 둘러보면 부실 기업이 많다. 또 이름뿐인 벤처가 출현하면서 벤처거품론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기쁜 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젊음을 던질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며 내게 새로운 도전의 길을 열어놓고 있을 것이기때문에.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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