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7일째 "사자"...헤지펀드자금 유입 뚜렷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46분


9일 외국인투자자들이 거래소시장에서 7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순매수 규모는 347억원으로 작년 12월26일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닥시장에선 3일과 8일을 제외하고는 순매수로 나왔다. 순매수 규모는 들쭉날쭉.

이날 거래소에서 외국인은 장 초반 잠깐 순매도로 나오기도 했으나 곧바로 순매수로 돌변해 지수 오름세를 이끌었다.

이 같은 순매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국내증시에서 모습을 감췄던 헤지펀드들이 다시 들어온 흔적이 역력하다. 증시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워버그딜론리드, 자딘플레밍,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받는 주문의 20∼50%는 헤지펀드들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가 활약중임을 알 수 있는 뚜렷한 증거는 최근 외국인순매수중 시가총액비중은 17%에 불과한 금융주의 비중이 30%가량이나 된다는 점. 통상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바스켓매매를 하는 뮤추얼펀드라면 금융주를 이렇게 많이 사들일 리가 없다. 특히 동원증권, 세종증권 등 시가총액이 낮고 값이 싼 증권주들을 많이 매수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외국인의 대량 매수는 복귀한 헤지펀드들이 신규 포지션을 잡아나가고 기존 뮤추얼펀드들이 다른 이머징마켓에서 주식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국내 주식을 전보다 더 많이 사들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과장은 “헤지펀드는 주로 단기에 주식을 사고 파는 경향이 강하지만 미국이 1월과 3월에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려 투자 분위기가 좋아지면 주식을 우려보다 오래 갖고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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