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파격 명퇴금' 논란…합병수용땐 최고대우

  • 입력 2000년 12월 20일 22시 48분


국민은행 경영진이 주택은행과의 합병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국민은행 직원에게 업계 최고의 명예퇴직금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 주택은행간 합병은 20일 저녁 한때 합병 발표설이 나도는 등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은 합병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이를 부인했다.

국민은행 임원들은 20일 ‘합병 관련 설명자료’라는 E메일을 보내 합병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최대한 고용안정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강제 퇴직을 실시하지 않고 업계 최고의 ‘파격적인’ 명퇴금을 지급해 명예퇴직을 시키거나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를 신설해 이곳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이경수노조위원장은 “이는 정부의 압력에 밀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합병 발표나 하고 보자는 의도”라며 “인력을 줄이지 않는 합병이 무슨 효과를 내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들어 ‘밤 8시에 국민 주택은행 합병발표를 한다’는 소문이 급격히 퍼져 확인에 나섰으나 사실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 김행장은 이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합병을 발표하려면 존속법인, 합병은행 이름, 합병비율 등 주요 내용이 결정돼야 하는데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논의가 중단됐다”며 “합병한다는 것 이외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행장은 연내에 합병발표가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해서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며 “(국민은행의 대주주인) 골드만삭스에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흡수합병을, 주택은행은 대등합병을 주장하고 있으며 합병비율과 관련해서도 국민은행은 주당 순자산가치를, 주택은행은 주가를 기준으로 하자고 세부적인 항목에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진·이나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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